햇빛은 인간은 물론 지구의 모든 생명에 없어서는 안될 귀한 존재다. 19세기 산업혁명 시절, 영국의 대도시에는 골격에 장애가 생기는 구루병이 만연했다. 매연이 햇빛을 가리는 바람에 체내에서 비타민D가 생성되지 않아 일어난 일이었다. 일조량이 부족하면 우울증 등 정서적 장애가 늘고, 근육에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매연에 찌든 도시, 게다가 하루종일 실내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좀처럼 햇볕을 쬘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노출의 계절, 여름이다. 여름철은 그간의 햇빛 부족을 만회할 기회지만 무턱대고 땡볕을 반길 수만도 없다. 자외선의 위협이 날로 더해지기 때문이다. 자외선은 적외선과 가시광선을 포함한 전체 태양광선 중 약 2%에 불과하다. 그러나 양이 적다고 무시하면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흔히 검게 그을린 피부를 건강의 상징으로 여기지만 여름의 뜨거운 태양 아래 몸을 태우는 일은 무지가 낳은 용기일 뿐이다. 다 알고 있는 상식이겠지만 자외선은 피부 노화, 시력 손상, 백내장, 피부암 등 각종 질환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자외선은 원래 가시광선 밖의 파장이다. 우리가 ‘빨주노초파남보’라고 하는, 색을 구별할 수 있는 빛을 가시광선이라고 하는데 보라색보다 바깥쪽에 있는, 파장이 짧은 빛을 자외선이라고 한다. 자외선에는 A, B, C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이 중 광(光)노화와 관계 있는 건 자외선 A와 B다. 셋 중 파장이 가장 짧은 자외선 C는 지표면에 도달하기 전 오존층에서 흡수되므로 인체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자외선 B는 표피 또는 진피 윗부분까지 침투한다. 맑은 날 정오에서 오후 4시 사이, 사계절 중 여름에 특히 강하다. 보통 ‘햇빛에 탄다’는 건 자외선 B의 영향. 심하면 피부가 벌겋게 되고(홍반) 따가우며 물집이 생긴다. 그러나 자외선 B는 피부에 닿는 전체 자외선의 5%에 불과하다.
결국 자외선 A가 문제란 얘기. 자외선 A는 세 가지 중 파장이 가장 길어 표피는 물론 진피 깊숙이 침투한다. 자외선 A의 파워는 대단하다. 자외선 A에 오래 노출되면 잔주름이나 기미가 생기고 피부의 면역력이 약해진다. 홍반, 두드러기, 발진, 수포, 알레르기 같은 피부염이 생기기도 한다. 눈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백내장과 망막부종으로 심한 시력장애를 유발한다. 심지어는 피부암에 걸릴 위험이 있다.
자외선 B는 유리나 커튼으로 차단이 되기 때문에 실내에 있으면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에 반해 자외선 A가 유리나 얇은 커튼 뚫기란 식은 죽 먹기. 실내에 있어도 자외선 A를 피할 수 없단 얘기다. 게다가 맑은 날이건 흐린 날이건, 일출에서 일몰까지, 사계절 내내 영향을 미친다. 겨울철, 스키장에서 받는 자외선은 태양광선이 반사되기 때문에 바다와 들에서 받는 것보다 3~4배나 많다. 고글 없이 스키를 타면 눈물이 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렇게 받은 자외선 A의 영향은 수년에 걸쳐 축적돼 나타난다. 젊었을 때 탱탱했던 피부가 점점 쭈글쭈글해지는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햇빛인 것이다.
피부과학자들은 이렇게 조언한다. “피부는 햇볕에 의해 손상되고 그 손상을 피부는 잊지 않는다. 한번 타본 사람은 더 잘 타는 법.” 젊은 피부라고 해서 햇빛에 노출돼도 괜찮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젊은 시절의 심한 피부 손상이 눈에 보이지 않게 평생 동안 남기 때문이다. 피부는 이번 여름의 일도 분명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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